“아이가 태어나면 자녀 주식 계좌부터 만들어주세요.” 요즘 부모님들 사이에서 국룰처럼 여겨지는 재테크 조언입니다. 실제로 많은 분이 자녀 명의의 위탁 계좌(일반 주식 계좌)를 개설해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우량주를 사주곤 하죠.
하지만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어떤 계좌’에 담아주느냐에 따라 20년, 30년 뒤 아이가 받게 될 자산의 크기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일반 계좌가 아닌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한 증여 전략을 제안하려 합니다. “연금은 55세까지 돈 묶이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셨다면 오산입니다. 세금은 미루고, 원금은 유동성 있게 활용하는 ‘슈퍼 개미 부모님’들의 필승 전략, 지금부터 정리해 드립니다.

왜 ‘연금저축계좌’인가?(과세이연)
보통 자녀에게 주식을 사줄 때 일반 위탁 계좌를 많이 사용합니다. 개별 종목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당금이나 매매 차익에 대해 세금이 발생하면 복리 효과가 뚝뚝 끊기게 됩니다. 반면 연금저축계좌(펀드)는 ETF 투자가 가능하면서도 강력한 세금 혜택이 있습니다.
30년 이상의 ‘무세금’ 복리 투자
자녀가 0세일 때 계좌를 만들어 30세에 독립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무려 30년이라는 초장기 투자 기간이 생깁니다.
- 일반 계좌: 해외 ETF 매매차익(22%), 배당소득세(15.4%)를 그때그때 떼어갑니다.
- 연금 계좌: 발생한 수익에 대한 세금을 55세 이후 연금 수령 시점까지 미뤄줍니다(과세이연).
세금으로 나갈 돈이 계좌 안에서 다시 재투자되는 이 효과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자녀의 노후까지 생각한다면 100년짜리 계좌가 될 수도 있는 것이죠.
돈이 없어도 가능한 ‘적립식 증여’ (유기정기금)
“당장 2천만 원 목돈이 없는데 어떡하죠?”라고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목돈이 있는 분들은 일시금으로 증여하면 되지만, 대부분의 부모님은 매달 월급을 쪼개서 적립식으로 투자해주길 원하실 겁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유기정기금 증여’입니다.
↗ [참고 링크] 국세청 국세상담센터 – 증여세 Q&A
월 18~19만 원의 마법
미성년 자녀에게는 10년 합산 2,000만 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적립식으로 신고하면 ‘미래에 줄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인율 3% 적용)해서 평가합니다.
- 방법: 자녀 계좌로 매달 약 18~19만 원씩 10년간 자동이체 약정을 겁니다.
- 효과: 단순 합계로는 2,000만 원이 넘더라도, 할인율을 적용하면 증여 가액이 2,000만 원 이하로 잡혀 증여세가 ‘0원’이 됩니다.
- 프로세스: 아이가 태어나면 월 19만 원씩 10년, 11세가 되면 또 10년, 성인이 되면 한도가 5,000만 원으로 늘어나니 월 40~50만 원씩 10년. 이렇게 꾸준히 세금 없이 자산을 이전할 수 있습니다.
이 돈으로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지수 추종 ETF를 매달 사준다면,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자산 가치는 원금을 아득히 뛰어넘을 것입니다.
돈이 묶인다고? 천만의 말씀 (중도 인출 전략)
많은 분이 연금저축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돈이 묶여서 급할 때 못 쓴다”는 오해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녀 계좌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세액공제 받지 않은 원금은 자유로운 출금 가능
연금저축에서 돈을 뺄 때 16.5%의 기타소득세를 토해내는 경우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은 돈’을 뺄 때입니다. 하지만 소득이 없는 자녀는 세액공제를 받을 일이 없죠? 즉, 부모가 넣어준 원금(증여받은 돈)은 ‘세액공제 받지 않은 금액’으로 분류되어, 세금 페널티 없이 언제든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습니다.
- 자녀가 20대 때 대학 등록금이나 유학 자금이 필요하다? → 원금 부분 인출
- 30대에 결혼 자금이나 창업 자금이 필요하다? → 원금 인출
- 불어난 수익금은? → 계속 계좌에 남겨두어 복리 투자 지속
원금만 빼서 요긴하게 쓰고, 수익금은 계속 굴러가게 두면 됩니다. 만약 수익금까지 꼭 써야 한다면 그때 16.5% 세금을 내고 빼면 됩니다. 이미 수십 년간 과세이연 혜택을 누리며 불어난 돈이기에, 16.5%를 내더라도 일반 계좌보다 이득일 확률이 높습니다.
마무리하며
자녀에게 연금저축계좌를 만들어준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주는 것을 넘어, ‘시간’이라는 가장 비싼 자산을 선물하는 것과 같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만들어준 계좌가 자녀가 성인이 되어 취직할 때쯤이면 거대한 자산이 되어 있을 겁니다. 자녀는 그 계좌를 물려받아 본인의 노후 준비를 이어가면 됩니다. 이것이 바로 부의 대물림이자, 100년 가는 가문 계좌의 시작입니다.
-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자녀 기준), 부모 신분증, 도장을 챙긴다.
- 증권사에 방문하거나 비대면으로 자녀의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한다.
- 매달 적립식 이체를 걸고, 국세청 홈택스에서 ‘유기정기금 증여’ 신고를 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한 번 세팅해 두면 10년, 20년 뒤 아이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 [관련 포스팅] ISA 계좌 및 연금저축 : 절세계좌를 활용한 투자의 첫걸음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증여 신고는 언제 해야 하나요?
증여는 돈을 입금한 날이 속한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적립식 증여(유기정기금)의 경우, 첫 입금을 하고 자동이체를 설정한 뒤, 증여 계약서와 이체 내역 등을 첨부하여 홈택스에서 한 번에 신고하면 됩니다. 제때 신고하지 않으면 나중에 자금 출처 조사 시 가산세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꼭 ‘그때그때’ 신고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Q2. 할아버지도 주고 부모도 주면 한도가 늘어나나요?
아니요, 증여세 면제 한도(미성년자 2천만 원)는 ‘받는 사람(수증자)’ 기준입니다. 할아버지가 2천만 원을 주셨다면, 부모님이 추가로 주실 때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간에 상의하여 누가 한도를 사용할지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줄 때는 세대가 생략되어 할증 과세가 붙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Q3. 연금저축계좌에서 개별 주식(삼성전자 등)은 못 사나요?
네, 연금저축계좌(펀드)에서는 개별 주식을 직접 매수할 수 없습니다. 대신 ETF(상장지수펀드) 투자가 가능합니다. 삼성전자를 사고 싶다면 ‘KODEX 삼성전자’ 같은 ETF를 사면 되고, 미국 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TIGER 미국나스닥100’ 같은 ETF를 매수하면 됩니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개별 종목보다 시장 지수에 투자하는 ETF가 관리도 편하고 리스크도 적어 더 추천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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