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들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에서는 단순히 주식을 매수하고 기다리는 전략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헤지펀드들이 가장 애용하는 전략이자, 시장 중립적인 포지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전략인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가진 ‘전환증권 차익거래(Convertible Arbitrage)’ 전략입니다.
전환증권 차익거래란 무엇인가?
전환증권 차익거래는 이름 그대로 전환사채의 특성을 이용해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입니다. 전환사채는 평소에는 채권처럼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콜 옵션)가 결합된 상품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 전략의 핵심은 저평가된 전환사채를 매수(Long)하고, 동시에 기초자산인 주식을 공매도(Short)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한쪽의 손실을 다른 쪽의 이익으로 상쇄(Hedge)하며,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괴리를 수익으로 가져갑니다.
- 시장 중립(Market Neutral): 주식 시장의 방향성과 무관하게 수익을 추구합니다.
- 변동성 매수: 주가가 급변할수록(변동성이 클수록) 내재된 옵션 가치가 상승해 유리합니다.
- 구조: 매수 포지션(CB) + 매도 포지션(주식) = 위험 회피 및 차익 실현.
수익 발생의 원리(델타 헤지)
많은 분들이 매수와 매도를 동시에 하면 수익이 0이 되는 것 아닌가요? 라고 묻는데요. 하지만 전환증권 차익거래는 단순한 1:1 대응이 아닙니다. 여기서 델타(Delta)라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전환사채의 가격은 주가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데, 그 민감도를 델타라고 합니다. 펀드 매니저는 이 델타 비율 만큼 주식을 공매도하여 포지션을 중립 상태(Delta Neutral)로 만듭니다.
수익은 주로 아래 3가지에서 발생합니다.
- 감마 트레이딩(Gamma Trading): 주가가 변동할 때 델타 값을 조정(Rebalancing)하며 저점 매수, 고점 매도를 반복해 수익을 냅니다.
- 저평가 매수: 전환사채가 이론 가격보다 싸게 거래될 때 매수하여, 정상 가격으로 회복될 때 차익을 얻습니다.
- 이자 수익: 주식 공매도 대금에서 발생하는 이자(Short Rebate)와 채권 자체의 이자(Coupon)를 챙깁니다.
투자 TIP : 이 전략은 주가가 박스권에서 횡보하거나 완만하게 움직일 때보다, 위아래로 크게 출렁일 때(변동성 확대) 훨씬 큰 위력을 발휘합니다.
선호되는 전환사채의 조건
모든 전환사채가 차익거래에 적합한 것은 아닌데요. 전문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 전환사채(CB)를 선호합니다.
- 높은 변동성 (High Volatility): 기초 주식의 변동성이 커야 내재된 콜옵션의 가치가 높아지고, 감마 트레이딩 기회가 많아집니다.
- 풍부한 유동성 (Liquidity):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차(Borrowing)가 쉬워야 하며, 필요할 때 언제든 포지션을 청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신용도 (Creditworthiness): 채권 발행사가 파산하면 원금을 잃을 수 있으므로, 최소한의 신용 등급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 낮은 밸류에이션 (Cheapness): 이론가 대비 저렴하게 거래되는 CB여야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주요 전략 유형 비교
전환증권 차익거래도 시장 상황에 따라 세부적인 전술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전술 2가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 구분 | 감마 트레이딩 (Gamma Trading) | 크레딧 차익거래 (Credit Arbitrage) |
| 목적 | 주가 변동성을 이용한 매매 차익 | 기업 신용도 개선 및 채권 가격 상승 |
| 시장 환경 | 변동성이 큰 장세 | 경기가 회복되거나 기업 실적 호조 시 |
| 운용 방식 | 주가 등락에 맞춰 공매도 비율을 수시로 조절 | 공매도 비율을 고정하거나 줄이고 채권 보유 |
| 리스크 | 잦은 매매로 인한 거래 비용 증가 | 발행사 부도 위험 (Credit Risk) |
↗ [참고 링크] Investopedia: Convertible Arbitrage Definition
결론 및 마무리
전환증권 차익거래는 고도의 수학적 모델과 공매도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가 직접 투자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원리를 이해하면 시장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시장 중립형 펀드/ETF 탐색: 직접 투자가 어렵다면 Market Neutral이나 Convertible Arbitrage 전략을 구사하는 ETF(예: 해외의 ICVT, CWB 등 참고)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변동성 장세에 대비하세요.
- 공매도 잔고 확인: 내가 투자하려는 기업의 전환사채가 발행되었다면, 차익거래 물량으로 인해 공매도가 증가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수급을 체크해야 합니다.
- 변동성 지표 활용: VIX 지수 등 변동성 지표가 높을 때, 이러한 차익거래 전략이 유효함을 기억하고 관련 상품의 비중을 조절하세요.
FAQ (자주 묻는 질문)
전환증권 차익거래는 무위험(Risk-Free) 전략인가요?
아닙니다. 이론적으로는 위험을 헤지하지만, 현실에서는 발행사 부도 위험(Credit Risk), 금리 상승 위험, 그리고 공매도한 주식이 급등하여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발생하는 등의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개인이 직접 이 전략을 구사할 수 있나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주식 대차(공매도)가 자유로워야 하고, 적정한 헤지 비율을 계산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헤지펀드나 전문 사모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이 전략이 가장 성과가 좋은 시기는 언제인가요?
주식 시장의 방향성이 불투명하고 변동성이 클 때(VIX 지수 상승 시) 가장 좋은 성과를 냅니다. 반면, 주가가 아주 완만하게 오르거나 변동성이 죽어있는 장세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