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13조 계약 해지로 본 배터리 시장 전망(2026년)

최근 2차전지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 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LG에너지솔루션의 13조 원 규모 공급 계약 해지 공시였죠. 여기에 포드와 SK온의 합작 계획 철회 소식까지 겹치며, “배터리 산업,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경기가 안 좋아 전기차가 안 팔리는 일시적인 현상일까요? 아니면 산업 전반의 판이 바뀌고 있는 걸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근의 굵직한 계약 해지 이슈를 통해 배터리 시장이 겪고 있는 진통의 진짜 원인과, 앞으로 기업들이 취할 현실적인 생존 전략에 대해 정리하였습니다.

배터리 시장 전망 :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시장 변화와 투자자의 고민

↗ [관련 기사] 연합인포맥스 – 9일 만에 14조 계약 잃은 LG에너지솔루션

LG엔솔 13조 계약 해지, 단순한 악재가 아닌 ‘신호’

최근 LG에너지솔루션에서 나온 계약 해지 건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독일의 팩 조립 업체와의 3조 9천억 원 규모 계약, 다른 하나는 포드와의 9조 6천억 원 규모 계약입니다.

수주 잔고 뒤에 숨겨진 ‘매몰 비용’의 공포

보통 기업들은 수주 계약을 따냈을 때는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만, 계약이 깨지거나 지연될 때는 조용히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공시는 그 규모가 워낙 커서 어쩔 수 없이 드러난 빙산의 일각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5년 전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세웠던 계획들이 지금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동차 제조사는 보통 5년 뒤를 보고 모델을 기획하고, 3년 전부터 공장을 짓습니다. 즉, 지금 취소되는 계약들은 이미 공장을 짓고 설비 투자가 진행된 상태에서 “전기차 안 만들래”라고 선언하는 꼴입니다. 이는 고스란히 기업들의 매몰 비용(Sunk Cost)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 포드의 변심: 전기차 전환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포드조차 대규모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전기차 생산 계획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인기 모델인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줄이고, 유럽용 전기차 개발도 중단했죠.
  • 공장 가동률 저하: 이미 지어놓은 공장은 멈춰 섰습니다. GM과 LG엔솔의 합작 공장 중 일부는 가동을 중단하거나, 아예 다른 용도로 전환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더딘 ‘진짜 이유’

그렇다면 왜 이렇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급격하게 태세를 전환하는 걸까요? 단순히 차가 비싸서일까요? 산업 생태계를 깊게 들여다보면 조금 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주유소와 편의점의 경제학

전기차 전환의 가장 큰 저항 세력 중 하나는 기존 에너지 산업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주유소 수익 구조입니다. 주유소의 핵심 수익원은 기름 판매 마진이 아니라, 주유소에 딸린 편의점 매출(전체의 60~70% 차지)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전기차 전환으로 주유소 방문이 줄어들면, 단순히 기름을 못 파는 게 문제가 아니라 편의점 장사가 안 돼서 주유소들이 줄도산할 위기에 처합니다. 엑손모빌 같은 거대 정유사들이나 관련 업계가 전기차 전환에 저항하거나 로비를 하는 것은, 단순히 석유 때문만이 아니라 이러한 거대한 ‘유통 생태계의 붕괴’를 막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즉, 산업계의 저항이 생각보다 거센 것이죠.

유럽과 미국의 ‘제조 역량’ 부족

유럽연합(EU)이 2035년 내연기관 판매 금지 조치를 사실상 완화하고, 미국이 속도 조절에 나선 배경에는 ‘기술 격차’가 존재합니다.

  • 배터리 양산 실패: 유럽의 배터리 희망이었던 노스볼트(Northvolt) 등 현지 기업들은 수율 문제와 양산 기술 부족으로 사실상 실패에 가까운 성적을 냈습니다. 장비는 샀지만, 이를 운용할 노하우가 없었던 것이죠.
  • 보조금이 사라지자 드러난 민낯: 미국과 유럽 정부가 보조금을 줄이자, 완성차 업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기차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이는 보조금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자체적인 전기차 제조 경쟁력이 테슬라나 아시아 업체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음을 시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하이브리드와 ESS

그렇다면 배터리 시장은 이대로 무너질까요? 아닙니다. 시장은 ‘순수 전기차(BEV)’ 일변도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현실적 대안,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완성차 업체들은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를 늘린 전기차(EREV)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순수 전기차의 1/3 수준이지만, 내연기관과 배터리 산업을 모두 유지할 수 있는 ‘타협점’이기 때문입니다.

배터리 제조사 입장에서도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고객사가 원하는 다양한 스펙(미드니켈, 보급형 등)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하는 시점이 왔습니다.

남는 라인은 ESS(에너지 저장 장치)로 전환

전기차용으로 지어놓은 공장이 멈추자, 기업들은 이를 ESS 생산 라인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으로 ESS 시장이 주목받고 있죠.

구분전기차(EV) 시장ESS / 하이브리드 시장
현재 상황수요 둔화, 공장 가동률 저하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수요 증가
기술 요구고출력, 긴 주행거리 (하이니켈)가격 경쟁력(LFP), 안전성, 수명
한국 기업 과제과잉 설비 해소, 캐즘 버티기LFP 양산 능력 확보, 통합 솔루션 개발

하지만 이것도 만능열쇠는 아닙니다. 한국 기업들이 주력해 온 NCM(삼원계) 배터리보다 ESS 시장에서는 가격이 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선호됩니다. 결국, 라인을 전환하더라도 중국 업체들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해야 한다는 새로운 숙제가 생긴 셈입니다.

마무리하며

LG엔솔의 계약 해지와 포드의 계획 철회는 그동안 부풀려졌던 ‘전기차 거품’이 꺼지고, 시장이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바닥이 어디인지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 해소해야 할 과잉 설비가 남아있고, 완성차 업체들의 하이브리드 전환 속도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관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탄소 중립이라는 방향성 자체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속도가 조절되고, 하이브리드와 ESS라는 징검다리를 건너가게 된 것입니다. 투자자라면 당장의 수주 공시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어떤 기업이 이 과도기에 유연하게 생산 라인을 조정하고, 차세대 포트폴리오(LFP, 미드니켈, ESS 등)를 잘 준비하고 있는지 옥석을 가리는 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전기차 캐즘(Chasm)은 언제쯤 끝날까요?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과잉 투자가 해소되고 하이브리드 및 ESS 수요가 본격적으로 올라오는 시점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바닥을 다지는 구간으로 보이며, 유럽과 미국의 환경 규제 변화, 금리 인하 속도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Q2. LG엔솔 계약 해지가 주가에 큰 악재가 될까요?

단기적으로는 투자 심리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주 잔고가 줄어들고 성장성에 의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주가에 ‘캐즘’ 우려가 상당히 반영되어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번 해지로 인한 유휴 설비를 얼마나 빨리 다른 용도(타 고객사, ESS 등)로 전환해 손실을 최소화하느냐입니다.

Q3. 지금 배터리 주식에 투자해도 될까요?

‘무조건 쌀 때 사자’는 식의 접근보다는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아직 산업의 구조조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순수 배터리 셀 업체뿐만 아니라, 전력 인프라 확대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이나 하이브리드 부품 밸류체인 등을 함께 공부하며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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